지난 5월 회사에서 메일이 왔다.
선물을 고르란다.
내 선물이 아니었다. -_-
어린이날 기념으로 선물을 준단다.
으잉? 짠돌이 회사에서 어쩐일로 선물을 준데?
2가지 중에 고를 수 있었고,
하나는 요즘 유명세를 타고 있는 달수 인형 (대형)
그리고 두번째가 바로 공장을 구현한 레고였다.
동탄 이마트에서 본 삼성전자 화성사업장
FAB 에 뭔가 형이상학적인 그림과 색깔로 꾸며져 있는데,
이게 유명한 화가의 그림을 적용한 거라고 한다. 바로 몬드리안(?) 이라고
미술에 대해서는 아는 바가 없으니,
일단 한달 정도 걸려 주문 생산이 들어온 레고를 바로 조립해 본다.
전경
공장이 지어지는 과정
5가지 공간을 미리 구성해 놓고
그 위에 설비(?) 를 하나씩 만들어서 올려놓는 방법으로 조립한다.
뜯지않은 미개봉 상태의 삼성전자 FAB 레고
생각보다 엄청 무거웠고, 크기가 상당했다.
실제 레고 정품이라면 10~20만원 수준의 부품수로 보인다.
5EMI Century 라는 제목이 써 있었는데,
삼성전자 50주년 기념으로 만든것 같다.
열면 A, B 상자 두개로 구성되어 있고 A부터 열면 된다.
갑작스럽지만, 완성된 사진
천장, 동/서/남/북 벽까지 위에서 말한 몬드리안의 그림이 잘 구현되어 있다.
멀리서 보면 진짜 공장이 있는 것처럼 보인다.
뒷면도 잘 구현이 되어있는데, 굳이 이쪽까지 이렇게 벽을 구현할 필요가 있는지는 의문,
문을 다 닫아버리면 그냥 사각형이 되어 버린다.
앞문이 이렇게 개방형으로 180도 열린다.
처음에 문이 열리는 힌지 부분을 만들어서
와 이렇게 까지 빌드업을 한다고? 감탄했는데, 힌지는 한개가 전부였다. -_-
덕분에 문이 강하게 고정이 안되있고 삐걱삐걱 거리는 것이 아쉽다.
천장은 이런식으로 분리가 편리하도록 살짝 덮혀져 있다.
안쪽의 모습
바닥 아래쪽에 환풍기같은 것들까지 구현이 되어 있다.
처음에 만드는 부분인데, 한참 감탄하면서 만들다가 갑자기 한층 덮어버려서 허무했던 기억이 난다.
(이렇게까지 안보이는데 구현해놓는다고? ㅋㅋㅋ)
어떻게 보면 장인 정신이 아닐까?
모든 분리되는 파트들을 분리해서 꺼내보았다.
설비들을 모두 분리하면 이런 텅 빈 모습이 된다.
뒷쪽의 벽도 분리가 되도록 연결이 강하지는 않다.
하지만 아래쪽에서 다시 이야기할것이지만, 벽이 한번 무너지면 다시 조립하기 어려울 것 같아
벽을 떼려는 시도는 다시 하지 않는다.
개별 파트, 설비들
엔지니어들이 에어샤워를 하는 부분의 환풍기들
이런식으로 버튼을 누르면 빛이나는 부품이 있다.
유일하게 건전지가 들어가는 부품
Wafer
생산이 완료된 FOUP 들이 저장되어 있고,
앞쪽에서 원하는 FOUP 을 고르면 하나씩 꺼내주는 장비
FOUP 이란 Wafer 를 안전하게 이동하기 위해서 담아놓는 캐리어를 말한다.
뒤쪽에 완성된 Wafer 가 있고,
앞쪽에 FOUP 이 있는 것으로 보아 완성된 Wafer 를 FOUP 에 담는 장비가 아닐까 싶다.
Wafer 들이 차곡차곡 쌓여 있다.
공정을 제어하는 컴퓨터실의 모습
의자와 전화기, 그리고 윈도우 바탕화면이 보이는 컴퓨터가 2대 있다.
마우스가 없지만 그것까지 바라지는 않는다. ㅋㅋㅋ
OHT,
Overhead Hoist Transfort 인 OHT 는 머리위로 FOUP 이 이동할 수 있는
자동화 루트가 구현되어, 설비간 이동을 자동으로 만들어 놓은 길이다.
2개의 움직이는 OHT가 구현되어 있다.
요렇게 짧게 구현되어 있다.
깔끔하게 잘 만들어져 있음
2개의 FOUP 이 이동중이다.
한쪽에는 에어샤워를 할 수 있는 공간이 있다.
어둡게 나와서 무서움...
에어샤워와 동시에 먼지를 빨아들이는 청정기가 잘 만들어져 있다.
이건... 청소기인가?
He Detector 라고 한다.
설비에 진공 상태로 연결하여 Leak 를 검출하는 장치... 뭔소린지 모르겠지만
이동하면서 사용하는 장비로 보인다.
아기자기한 것이 잘 구현되어 있음
바퀴, 손잡이, 작은 화면도 있다.
요건 딱 봐도 뭔지 알 것 같다.
FOUP 들이 적재되어 있고, 밀 수 있는 카트인것으로 보인다.
보지만 말고 같이 밀어 김씨!
웨이퍼 사세요!
웨이퍼 사세요!
맛있는 웨이퍼가 있어요~
안사요!
엔지니어들은 레고와는 좀 다르다.
팔이 저런식으로 둥근 곳에 끼여 넣는 방법으로 되어 있는데,
장점이 있다면 팔이 바깥쪽으로 벌어지는 모양이 된다는 것이다.
단점은 조금 헐거운 느낌이 있다. (문어발)
그외에 작은 디바이스들
He Bottle (설비 내 Leak 를 감지하기 위해, He Gas를 분사하는 장비)
블럭 외 다른 잡다한 것들
메뉴얼도 굉장히 두껍다.
한장한장 넘기면서 정복하는 재미가 있다. ㅋㅋㅋ
거의 책 수준...
설비나 장비에 대한 간단한 반도체 FAB 에 대한 내용과
여러가지 스티커들
아쉬운 점
설비를 만드는 부분은 상대적으로 재미있고
실제 설비가 어떻게 구현되었는지 구경하는 재미가 있다.
하지만 이렇게 동서남북의 벽을 만드는 부분은...
이게 과연 어린이날의 어린이를 위한 선물인지는 의문점이 생긴다.
어른들은 재미있어하고 아이들은 금방 지겨움을 느끼는 아이러니...
벽을 만들다 보면 위 사진처럼 이가 안맞고 들떠있는 부분이 아주 자주 발견된다.
균형이 안맞다 보니 블럭이 자주 무너지고 그 기둥을 또 여러개 만들어서
붙히면 그 벽을 지지하는 힘이 점점 내려간다.
거기에 회색/갈색/검정색이 대부분인 벽을 오래동안 만들어야 하다보니
아이들 입장에서는 재미도 없이 색이 예쁘지도 않고 해서 도망을(?) 가버린다. -_-
결국 나혼자 만들게 된다. -_-
벽을 만들었는데 자꾸 벌어지는 부분이 생기고 무너지려고 한다.
그리고 또 하나, 플라스틱 사출시 생기는 가장자리의 찌꺼기 자국,
게이트 자국이 심한 부품이 자주 있다. 게이트 자국이 많아지면 외관상으로도 보기 안좋지만,
결국 게이트 찌꺼기가 부품 사이로 끼어들어 내구성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
반다이의 건프라를 많이 만들어보고,
정품 레고를 많이 본 입장에서 게이트 자국은 도저히(?) 용서가 안된다. ㅋㅋㅋ
벽을 만드는 부분의 메뉴얼,
회색부품을 위로위로 쌓다보면 아이들은 도망가고 아버지만 남아
열심히 기둥을 세운다.
벌크
별 뜻은 없다 벌크가 요정도 남는당
총평
분위기가 딱딱한 회사임에도 이런 선물을 줬다는 것이
어떻게 보면 변화의 계기가 되지 않을까싶다.
만, 아직 선물을 고르는 센스는 많이 부족한 것 같고,
품질도 그에 다소 부족한 것으로 보인다.
(두개의 부품을 붙히는 작업을 아이들의 힘으로는 도저히
연결이 안될 정도로 여유가 없고 딱딱한 경우가 많음)
내 결론으로는 어린이 선물이 아닌 아저씨 선물을 준것으로 판단.
ㅋㅋㅋ 어른들은 재미있게 놀(?)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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